《폴라 익스프레스》의 역설, 크리스마스 명작이 왜 이렇게 무서울까?

어른이 된 우리를 위한 불편한 동화, 폴라 익스프레스 🎄

차갑고 투명한 겨울 공기가 코끝을 스치고, 거리 곳곳에 따뜻한 노란 불빛이 켜질 때면 우리 마음은 어김없이 설렘으로 가득 차지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TV나 OTT에서 약속이나 한 듯 틀어주는 단골 영화들이 있죠. <나 홀로 집에>, <러브 액츄얼리>,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 2004)>입니다.

폴라 익스프레스 역설 썸네일

눈 덮인 풍경을 뚫고 북극으로 향하는 마법의 기차, 그리고 톰 행크스의 따뜻한 목소리. 아마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클래식'으로 기억하실 겁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오늘은 언제나 비판 불가를 외치는 이 크리스마스 성역에 약간의 반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알고 보면 이 영화, 영미권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최악의 악몽 같은 영화"라며 키보드 배틀이 벌어지는 문제작이기도 하거든요.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에 숨겨진 기괴한 역설들, 지금부터 파헤쳐 보겠습니다.
폴라 익스프레스 공식 포스터
폴라 익스프레스 (The Polar Express, 2004)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 (The Polar Express, 2004)
감독:로버트 저메키스
주연: 톰 행크스
D-DAY
개봉: 2004년 12월 23일
개봉: 2004년 12월 23일

라 익스프레스 (The Polar Express, 2004)

눈 덮인 크리스마스이브, 산타를 믿지 않게 된 소년의 집 앞에 마법의 북극행 특급열차가 멈춰 섭니다. 잃어버린 믿음과 환상을 찾아 떠나는 몽환적인 겨울 밤의 여행.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주연: 톰 행크스 (1인 다역 ) 개봉: 2004년 12월 23일

1. 15분짜리 동화를 2시간짜리 롤러코스터로 늘리다

원작 동화책과 영화 속 기차 비교

원작은 1985년 크리스 반 알스버그(Chris Van Allsburg)가 쓰고 그린 동명의 어린이 동화책입니다. 몽환적인 삽화와 따뜻한 이야기 덕분에 80년대 아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베스트셀러죠. 그림을 감상하며 천천히 읽어도 15분이면 충분한 이 소박한 이야기에 헐리우드의 자본이 투입되면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영화의 러닝타임을 2시간으로 늘리기 위해 원작에 없던 온갖 자극적인 양념을 쳐야 했습니다. 기차가 빙판 위를 미끄러지는 아찔한 장면은 마치 비디오 게임을 보는 듯하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기차 지붕 위의 유령 캐릭터는 도대체 왜 등장했는지 의문일 정도로 뜬금없습니다. 15분짜리 아름다운 서정이 2시간짜리 상업용 액션 어드벤처로 변질된 셈입니다.

2. 따뜻한 동화? 아니, 심장 떨리는 공포 영화!

불쾌한 골짜기를 느끼게 하는 기차 안 소년의 모습
해외 유명 매체 버즈피드(Buzzfeed)는 이 영화를 두고 이렇게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2004년 개봉 이후 매년 홀리데이 시즌마다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주는 이 영화의 지독한 바이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것은 심장을 뛰게 하고 몸서리쳐지는 공포 영화다."

왜 이런 혹평이 쏟아질까요? 바로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 때문입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이었던 모션 캡처 기술(실제 배우의 움직임을 CG로 따오는 기술)을 사용했는데, 캐릭터들의 피부 질감이나 움직임은 사람과 비슷한데 반해 눈빛이 텅 비어 있고 표정이 뻣뻣해 극도의 기괴함을 자아냈습니다.

이름조차 없는 주인공 소년과 기차 안의 아이들은 마치 영혼이 없는 인형처럼 보여서, 오히려 아이들을 무섭게 만들었죠. 게다가 한밤중에 낯선 어른들에게 이끌려 기차에 타는 설정 자체가,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마법의 여행'이 아니라 '납치극'에 가깝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3. 동심이 사라진 기업형 산타클로스 마을

공장처럼 묘사된 산타 마을 전경

가장 큰 비판을 받는 부분은 바로 북극의 묘사입니다. 원작 동화가 팔았던 것은 '마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북극의 모습은 마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거대한 공장 단지 같습니다.

산타클로스는 따뜻한 할아버지가 아니라 거대한 장난감 제국을 지배하는 무감각한 '기업 CEO'처럼 묘사되며, 엘프들은 그 밑에서 노동을 착취당하는 직원들처럼 보이죠. 원작을 보고 자란 세대들이 이 영화를 두고 "산타의 마법을 덩어리진 석탄과 맞바꿔 버렸다"며 분노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주인공 소년에게 쥐여주는 썰매 방울조차, 크리스마스 굿즈 판매를 위한 노골적인 상업적 장치로 느껴질 정도니까요.

🎬 캐럴만 듣는 남자의 결론: "그래도 후속편이 나온다고?"

이러한 수많은 논란과 로튼 토마토 55%라는 저조한 평점에도 불구하고, <폴라 익스프레스>는 전 세계적으로 3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상업적 성공작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이 영화의 속편인 <폴라 익스프레스 2>가 제작된다는 소식까지 들려왔죠. 기차를 탔던 아이들이 어른이 된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는데, 이 기괴한 악몽이 다시 시작될까 봐 걱정하는 팬들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웅장한 OST(특히 'Believe' 같은 명곡들)나 화려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만큼은 칭찬할 만합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에게 어린 자녀나 조카가 있다면, 기괴한 눈빛의 3D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보다는 따뜻한 그림체가 살아있는 원작 동화책을 직접 읽어주시는 건 어떨까요?

발행 후 재생 가능

📌 오늘 준비한 크리스마스 영화의 불편한 진실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캐럴만 듣는 남자(mex.guhaja.com)였습니다. 여러분의 가장 좋아하는(혹은 싫어하는) 크리스마스 영화는 무엇인지 댓글로 남겨주세요!